Chapter29: Nine
클레어는 자기 바로 앞에 있는 불을 멍하니 쳐다봤어. 파란색이랑 주황색 불꽃이 위아래로 춤을 추고 있었지. 알렉사가 했던 말이 떠올랐어. 엄마는 친구보다 적이 더 많았대. 금빛 관을 보면서, 그림자 속에서 반짝이는 오빠의 초록색 눈과 마주쳤어.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려서 오른쪽 뺨에 맺히는 게 보였어. 마치 금지된 보석 같았지.
"투명 방어막이 내려갔어. 이런 일이 있을 땐 필수지."
그녀는 몸을 돌려 깊은 목소리를 향했어. "알론소, 깜짝 놀랐잖아."
"이거 받아." 그는 그녀에게 하얀색 걸쭉한 액체가 담긴 잔을 건네줬어.
"이게 뭔데?"
"리치 주스. 너 아무것도 안 먹었잖아. 진정될 거야. 네이선이 너한테 주라고 했어."
그녀는 오빠에게 눈을 돌려 확인했고, 오빠는 고개를 끄덕이며 안심시켜줬어. "고마워."
그녀는 주스를 벌컥벌컥 마셨어. 걸쭉하고 신선했지, 너무 신선했지만, 효과는 있었어.
그녀는 마치 영원히 앉아 있는 것처럼 느껴졌어. 모두가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거든. 대부분 다른 세계에서 온 사람들이었고, 흰색 아니면 빨간색 옷을 입고 있었지. 알렉사만 파란색 옷을 입었고, 가끔 캐스터들도 어두운 로브를 입고 있었어.
그녀는 엄마 옆에 앉았고, 오빠는 다른 쪽에 앉았어.
회색 어두운 로브를 입은 남자가 엄마의 시신이 놓인 곳으로 걸어갔어. 금색 천이 손목에 걸려 있었고, 손에는 부러진 나뭇가지처럼 보이는 지팡이를 들고 있었는데, 클레어는 그게 진짜는 아닐 거라고 생각했어.
그녀는 지팡이에 시선을 고정하고, 동시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집중했어. 울고 싶었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겉으로 강해지라고 했지. 캐스터는 관으로 천천히 걸어가면서 지팡이로 땅을 쳤어. 그는 조심스럽게 시신에게 다가갔어. 클레어는 그의 지팡이에 시선을 고정했어. 그는 후드를 쓰고 있어서 얼굴이 가려져 있었지. 걷는 모습이 어깨가 구부정했지만 키는 컸고, 말랐어. 늙은 사람임에 틀림없었지.
그 남자는 프란체스카의 시신을 내려다보며 지팡이를 하늘로 쳐들었어.
클레어는 그를 지나 어깨 너머를 봤어. 나뭇가지가 삐걱거리고, 나무들이 뿌리와 줄기를 움직여서 길을 비켜줬어. 뒤로 물러나서 더 많은 공간을 만들어줬지. 그 모습에 그녀는 긴장했지만, 동시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멋있었어. 절대 익숙해지지 않을 일이었지.
그녀는 시선을 다시 캐스터에게 돌렸어. 그는 엄마의 시신 가까이에 서 있었고, 지팡이로 다시 땅을 쳤어. 그러자 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졌어. 지팡이에서 나는 소리였지.
클레어는 귀를 막았어. 소리가 땅을 흔들었고, 그녀는 지팡이가 땅을 친 곳을 봤어. 불꽃이 타올라서 이제 엄마 바로 옆에서 타올랐고, 엄마의 관을 불길로 둘러쌌지.
클레어의 심장이 쿵 내려앉았어. 지팡이 소리와 함께,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현실이 그녀의 마음을 가득 채웠어. 너무 빨리 일어났지. 그들은 죽은 사람을 슬퍼하지 않았어. 마지막 불이 꺼지자마자 태워버렸지. 그녀는 그게 싫었어. 제대로 된 작별 인사조차 하지 못했잖아. 이걸 어떻게 극복하고, 엄마 없이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그녀의 눈은 타들어갔고, 분노가 가슴속을 가득 채웠어.
그녀가 캐스터를 쳐다보자 분노가 그녀를 사로잡았어. 그는 불에서 한 발짝 떨어져 있었지. 그의 얼굴은 볼 수 없었지만, 그가 말을 하자 그의 목소리가 만을 울렸어. "빛의 감시자들, 캐스터들, 엘반, 변신술사들, 드레이켄의 후손들이여, 마음을 다잡아라."